제로 음료, 마시면 살찔까? 무엇을 대신 마셨는지가 중요합니다
설탕은 줄였는데 체중은 그대로라면? 제로 음료와 체중 관리의 관계를 알아봅니다.
요즘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면 제로 음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탄산음료부터 과일향 음료, 커피까지 종류도 다양해졌지요.
같은 음료라면 설탕과 칼로리가 적은 쪽을 고르는 게 건강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체중 관리 중이라면 제로 음료에 손이 가기 쉬운데요.
그런데 최근에는 제로 음료에 사용되는 감미료가 오히려 비만이나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설탕을 줄이려고 선택한 음료가 정말 살을 찌게 할 수도 있는 걸까요?
현재까지의 연구로는 제로 음료 자체가 비만을 유발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제로 음료가 체중 감량에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제로 음료 한 병의 칼로리뿐 아니라 평소 어떤 음료를 마셨고, 식생활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제로 음료는 칼로리가 적은데 왜 살이 찐다는 이야기가 나올까요?
일반 탄산음료의 단맛은 주로 설탕에서 나옵니다. 설탕은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많이 섭취하면 하루 전체 열량도 늘어납니다.
반면 제로 음료에는 아스파탐이나 수크랄로스처럼 적은 양으로도 강한 단맛을 내는 감미료가 사용됩니다. 이를 통해 설탕과 열량을 크게 줄일 수 있지요.
그렇다면 열량이 거의 없는 음료가 어떻게 살을 찌게 할 수 있다는 걸까요?
우선 제로 음료를 마신다고 해서 그 자체로 체지방이 늘어난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설탕 음료를 제로 음료로 바꿨을 때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음료를 마시는 목적과 식습관까지 생각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제로 음료가 열량을 줄여준다는 사실과 제로 음료를 마시는 사람이 실제로 살이 빠진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설탕 음료를 제로 음료로 바꾼 사람이라면?
평소 점심을 먹고 일반 탄산음료 한 캔을 마시던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사람이 매일 마시던 탄산음료를 제로 제품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다른 식사나 간식의 양이 그대로라면 음료에서 섭취하는 당류와 열량이 줄어듭니다. 이런 변화가 꾸준히 이어지면 체중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여러 임상시험을 종합한 결과에서도 설탕 음료를 감미료 음료로 대체한 사람들이 체중을 조금 더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평소 물이나 무가당 차를 마시던 사람이 제로 음료를 선택한다면 어떨까요?
원래 마시던 음료에도 열량이 거의 없었으므로, 제로 음료로 바꾼다고 특별히 줄어드는 열량은 없습니다.
바로 이 차이가 중요합니다.
제로 음료의 장점은 체중을 직접 줄여주는 특별한 효과보다, 설탕 음료를 대신했을 때 줄일 수 있는 당류와 열량에 있습니다.
제로 음료로 바꾸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설탕 음료제로 음료
당류·열량 감소
설탕 음료를 같은 양의 제로 음료로 대체
물제로 음료
줄어드는 열량 거의 없음
원래 마시던 물에도 열량이 거의 없었기 때문
제로 음료의 효과는 무엇을 대신 마셨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제로 음료로 바꿨는데도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
설탕 음료를 제로 음료로 바꿨는데 체중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음료에서 섭취하는 열량이 줄었다고 해도 하루 전체 식사량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음료는 제로로 바꿨지만 간식이나 식사의 양이 늘었다면, 음료에서 줄인 열량이 다른 음식으로 채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음료를 바꾼 뒤에도 전체 식사량이 비슷하게 유지된다면 열량을 줄이는 효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제로 음료를 마시는 사람이 반드시 다른 음식을 더 먹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감미료가 사람의 식욕이나 음식 섭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며, 누구에게나 똑같은 반응이 나타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제로 음료가 식사에서 섭취한 열량까지 없애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제로 음료를 마시면서 체중 변화가 없다면 음료 자체보다 하루 전체 식사와 간식, 활동량 등을 함께 살펴보는 편이 더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왜 제로 음료를 마시는 사람에게 비만 위험이 높다는 결과가 나올까요?
살이 찌거나 혈당이 걱정되는 사람들이 먼저 제로 음료를 선택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가령 체중이 늘어난 사람이 평소 마시던 콜라를 제로 콜라로 바꿨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사람은 제로 콜라 때문에 살이 찐 게 아닙니다. 이미 살이 쪄서 설탕을 줄이려고 제로 콜라를 선택한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조사 대상에 많이 포함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제로 음료를 자주 마시는 사람들 가운데 비만인 사람이 더 많다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제로 음료를 마셔서 살이 찐 게 아니라, 살이 찌고 나서 제로 음료를 찾았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런 조사 결과만으로는 제로 음료가 살을 찌게 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감미료를 오랫동안 섭취했을 때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앞으로 더 확인해야 할 문제입니다. 다만 현재의 연구 결과가 제로 음료를 비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밝혀낸 것은 아닙니다.
제로 음료를 마셔서 살이 찐 걸까요?
조사 결과만으로는 원인까지 알 수 없습니다.
제로 음료 섭취 → 그 때문에 비만?
원인이라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제로 음료와 비만이 함께 관찰됐다고 해서, 제로 음료가 비만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제로 음료를 매일 마셔도 괜찮을까요?
체중 관리만 놓고 보면 제로 음료는 설탕 음료를 줄이는 데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체중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물과 제로 음료를 비교한 장기간 임상시험에서도 두 집단 모두 체중을 줄였고, 감량 정도에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해당 연구에서는 제로 음료를 마신다는 이유만으로 체중 감량이 어려워지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당류와 열량을 줄이는 것과 장기간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보건·영양 전문가들이 감미료를 장기적인 체중 조절 수단으로 삼기보다 물이나 무가당 음료를 기본으로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감미료가 들어간 음료를 모두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이 아니라, 장기적인 체중 관리 효과가 충분히 확실하지 않고 건강한 식습관 전체를 대신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평소 단 음료를 즐겨 마신다면 제로 음료로 바꾸는 것이 당류를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갈증을 해소할 때마다 제로 음료를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물이나 무가당 차를 기본으로 마시면서 취향에 따라 제로 음료를 즐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네. 제로 콜라나 일부 커피·에너지 음료에는 설탕이 없어도 카페인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카페인이 없는 제로 음료도 있습니다. 특히 저녁에 마시는 제품이라면 제로 표시뿐 아니라 카페인 함유 여부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스파탐이나 수크랄로스 같은 감미료 자체는 일반적으로 혈당을 크게 높이지 않습니다. 다만 실제 음료에는 다른 원료가 함께 들어갈 수 있으므로, 혈당을 관리하고 있다면 영양성분표의 당류·탄수화물 함량과 원재료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설탕이 없더라도 산성이 강한 탄산음료는 치아 표면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충치 위험과 치아가 산에 의해 손상되는 문제는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로 탄산음료도 오랫동안 입에 머금거나 하루 종일 조금씩 반복해서 마시는 습관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탄산이 들어간 음료라면 가스 때문에 배가 부풀거나 트림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제품에 따라 사용되는 일부 당알코올도 섭취량과 개인의 민감도에 따라 복부팽만이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모든 제로 음료에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제로 음료는 살 빼는 음료가 아니라 설탕을 줄이는 대안입니다
제로 음료는 마시기만 하면 살이 빠지는 음료가 아닙니다. 설탕 음료를 줄이고 싶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대안입니다.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되는 이유도 제로 음료 자체에 특별한 효과가 있어서라기보다, 평소 마시던 설탕 음료에서 얻는 당류와 열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이미 물이나 무가당 차를 주로 마시는 사람에게는 제로 음료를 추가로 선택할 만한 체중 관리상의 이점이 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제로 음료를 마실 때마다 살이 찔까 걱정할 필요도, 제로라는 이유만으로 마음껏 마셔도 된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겠지요.
다음에 음료를 고를 때는 이런 질문 하나면 충분할지도 모릅니다.
'나는 지금 어떤 음료를 대신해서 이것을 마시려는 걸까?'
이 차이를 아는 것만으로도 제로 음료를 조금 더 현명하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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